"수습 3개월 지나면 알아서 자르면 되는 거 아닌가요?"
HR 담당자 분들이 자주 꺼내시는 질문입니다. '수습이라도 해고는 해고'라는 원칙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업무 부적합, 성과 저조 같은 이유가 있어도, 절차와 기록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상시 근로자 10~50인 규모 사업장에서 수습 직원 해고를 검토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수습 해고는 일반 해고보다 쉽다"는 오해
수습 기간 중 해고는 본채용 근로자 해고보다 비교적 넓게 인정되는 것은 맞습니다. 판례도 수습기간 중 평가에 따른 본채용 거부는 통상의 해고보다 사용자의 재량이 다소 넓게 인정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다소 넓다'는 것이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법원이 요구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 사유입니다. 그 합리성을 입증할 수 있는가, 그것이 전부입니다.
법원이 보는 '합리적 사유' 판단 기준
- 근로계약서에 수습 기간과 평가에 따른 본채용 거부 가능성이 명시되어 있는가
- 수습 기간 중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는가
- 평가 결과를 뒷받침할 증빙 자료(평가표, 관리자·동료 진술서 등)가 있는가
- 회사가 해당 직원에게 개선 기회·피드백을 제공했는가
위 4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분쟁 시 회사 측 주장이 약해집니다.
2.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구
수습 기간을 두려면 근로계약 체결 시점부터 명확히 약정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나 애매한 표현은 안 됩니다.
이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수습 해고를 진행하면, 법원은 이를 일반 해고로 판단합니다. 일반 해고의 요건(정당한 이유·절차·양정 적정성)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훨씬 엄격해집니다.
3. 평가 기록 없이 해고하면 위험합니다
수습 해고 분쟁에서 회사가 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평가 기록의 부재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실수
- 평가표 양식만 있고, 실제 평가 기록은 없음
- 관리자의 구두 평가만 있고, 서면화되지 않음
- 평가 기준이 추상적("태도가 좋지 않음", "적응하지 못함")
- 평가 시점이 수습 종료 직전에 몰려 있음
이런 상태에서 해고를 진행하면, 노동위원회·법원은 회사가 사실상 평가 없이 해고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제대로 된 평가 기록의 요건
- 객관적 지표(업무 목표 달성도, 출근율, 교육 이수 등)
- 구체적 사실(몇 월 며칠 어떤 실수, 개선 권고 몇 회)
- 정기성(월 1회·분기 1회 등 사전에 정해진 주기)
- 직원 확인(평가 결과를 직원에게 피드백하고 서명 받기)
특히 평가 결과를 직원에게 알리고 개선 기회를 주었다는 증빙이 있으면, 분쟁에서 결정적입니다.
4. 서면통지 누락이 해고를 무효로 만듭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시 서면으로 해고 사유와 시기를 통지하도록 요구합니다. 이 의무는 수습 해고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서면통지 요건
- 사유: "업무 부적합" 같은 추상적 표현이 아니라, 구체적 사실
- 시기: 해고 효력 발생일 명시
- 방법: 서면 (이메일·문자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음, 등기우편 권장)
구두로만 통지하거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애매한 문자로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5. 해고예고 의무, 3개월 기준을 놓치지 마세요
근로기준법 제26조는 해고 30일 전 예고 또는 예고수당(30일분 통상임금) 지급을 요구합니다.
수습 근로자의 경우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 해고예고 적용 제외
- 3개월 이상: 해고예고 적용
실무 주의점
- '수습 기간'이 아니라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지' 기준
- 수습 기간을 6개월로 약정했더라도, 계속 근로 3개월이 되면 예고 의무 발생
- 3개월이 된 이후 해고하면 30일 전 예고 또는 예고수당 지급 필요
수습 종료 직전에 해고할 때 이 기준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적 권고: 권고사직이 더 안전할 수도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낮은 방법은 권고사직입니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동의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형태입니다.
권고사직의 장점
- 서면통지·예고수당 의무 발생하지 않음
- 부당해고 다툼 원천 차단
- 실업급여 수급에도 유리 (회사 귀책 사유 표기 가능)
권고사직 시 주의점
- 강압·위협이 있으면 무효. 실질적 해고로 판단됨
- 합의서·사직서 문언 정확히 작성
- 위로금·유예 기간 등 조건 명확히
실제 수습 직원을 내보낸 회사들 상당수가 권고사직으로 합의하는 편입니다.
정리: 수습 해고 전 체크리스트
-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본채용 거부 가능성 명시되어 있는가
- 수습 기간 중 정기적·객관적 평가 기록이 있는가
- 평가 결과를 직원에게 피드백하고 개선 기회를 주었는가
- 해고 사유를 구체적 사실로 서면 작성했는가
- 해고예고(또는 수당) 요건을 점검했는가
- 권고사직으로 합의 가능한 상황인가
이 중 하나라도 애매하다면, 해고 진행 전 점검을 권해드립니다.